'사이'는 서울대학교 과학학과 학생들이 만드는 학생저널입니다. 제3호 PDF 다운로드 특집: 감각과 상상 그림의 인지심리학과 관찰의 이론적재성 강규태 가속기 감각하기 : 현장연구자의 민족지 연구 방법론에 대하여 김연화 기술은 어떻게 우리를 늙게 하는가? : '기술적 노화'와 돌봄의 STS 심은섭 케플러의 『꿈』, 달에 관한 광학 이론과 상상 장신혜 서평 아주 사적인 과학의 네트워크 : 도널드 오피츠 외, 『근대과학 형성과 가내성』 박윤지 사회를 새롭게 바라보는 방법 : 김은성, 『감각과 사물: 한국 사회를 읽는 새로운 코드』 손하늘 과학을 돌보는 '느린 과학' : 이자벨 스탱게르스, 『다른 과학은 가능하다, '느린 과학' 선언』 안유진 대학원생 이모저모 함께 공부하는 일에 관하여 : 나의 첫 학기에 대한 회고 강정섭 낯선 캠퍼스에서 새로운 공부와 익숙해지기 오수환 헌 신입생의 수기 이준영 2025 APPSA TAIWAN 경험기 이형석 첫 학술 발표, 설레었던 데뷔 무대 : 2025 APPSA 참여 후기 정원호 '왜' 이후의 질문을 기다리며 : 과학학과 연극반 블랙박스 제1회 공연 <학술원 보고> 연출 후기 공일환 SF 단편 <미확인> 구본진 부록 학과 소식 편집 후기
대학원생 이모저모: 소모임 활동기 ‘왜’ 이후의 질문을 기다리며: 과학학과 연극반 블랙박스 제1회 공연 연출 후기 공일환 서울대학교 과학학과 박사과정 olbers@snu.ac.kr 과학학과 연극반 블랙박스가 2024년 8월 22-3일 서울대학교 28동 103호 강의실에서 연극 를 올렸다. 대체 왜? 내 이야기는 이렇다. 내가 아무리 대학원생이라지만 방학까지 책만 읽고 싶지는 않았다. 삶은 틈새가 하나쯤 있어야 살만하다.(이건 결론이 아니라 전제다.) 그래서 나는 그 방학에 무엇이건 읽기와 쓰기가 아닌 작업에 몰두해야 했다. 그래도 연극만 아니라면 무엇이든 괜찮았건만. 종강이 가까운 그날 밤 하필 학과 종강 모임에 오래 남아 있었다. 하필 와인이 많이 남아서 잔뜩 섞어 마셨다. 하필 내 앞에 명배우 구본진이 앉아 있었다. 우리는 각자의 학부 시절을 바친 연극 동아리 이야기를 했다. 연극이 하고 싶어졌다. 그래서 하자고 해 버렸다. 연극을 또. 하필. 내가 아는 한 연극은 인간의 활동 중 가장 비효율적이고 반자본적이다. 우선 연극은 돈을 내고 시작한다. 감사하게도 이곳저곳에서 후원을 받지만 공연 제작비를 제하고 나면 별로 남는 금액이 없을뿐더러, 뭘 남겨서 해먹을 생각도 없다. 남는 게 없는데 열댓 명이 모여서 뭘 자꾸 만들고 부수고 또 만든다. 결국 부수고 깔끔하게 치운다. 아무것도 남기지 않고 없애기 위해 우리는 일을 한다. 배우는 아마도 살면서 가장 많은 양의 텍스트를 실수 없이 외우기 위해 매일의 샤워 시간까지 알뜰하게 짜낸다. 연출은 아무래도 좋을 지시를 하면서 이 프로젝트가 순항하는 양 행세한다. 스탭들은 잡히지 않는 아름다움을 위해 쿠팡 배달비와 당근마켓 용달비를 저울질한다. 우리는 노션에서 물품 구매 결재 라인을 구축하고 매주 줌에 모여서 진척을 공유했으며 무슨 무역회사처럼 다 끝나고 ‘소래포구’에서 회식도 했다. 그렇지만 우리는 뭘 남긴 게 없다. 두 달 준비한 공연의 60분이 지나고 나면 세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