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는 서울대학교 과학학과 학생들이 만드는 학생저널입니다. 제3호 PDF 다운로드 특집: 감각과 상상 그림의 인지심리학과 관찰의 이론적재성 강규태 가속기 감각하기 : 현장연구자의 민족지 연구 방법론에 대하여 김연화 기술은 어떻게 우리를 늙게 하는가? : '기술적 노화'와 돌봄의 STS 심은섭 케플러의 『꿈』, 달에 관한 광학 이론과 상상 장신혜 서평 아주 사적인 과학의 네트워크 : 도널드 오피츠 외, 『근대과학 형성과 가내성』 박윤지 사회를 새롭게 바라보는 방법 : 김은성, 『감각과 사물: 한국 사회를 읽는 새로운 코드』 손하늘 과학을 돌보는 '느린 과학' : 이자벨 스탱게르스, 『다른 과학은 가능하다, '느린 과학' 선언』 안유진 대학원생 이모저모 함께 공부하는 일에 관하여 : 나의 첫 학기에 대한 회고 강정섭 낯선 캠퍼스에서 새로운 공부와 익숙해지기 오수환 헌 신입생의 수기 이준영 2025 APPSA TAIWAN 경험기 이형석 첫 학술 발표, 설레었던 데뷔 무대 : 2025 APPSA 참여 후기 정원호 '왜' 이후의 질문을 기다리며 : 과학학과 연극반 블랙박스 제1회 공연 <학술원 보고> 연출 후기 공일환 SF 단편 <미확인> 구본진 부록 학과 소식 편집 후기
서평 과학을 돌보는 ‘느린 과학’: 이자벨 스탱게르스, 『다른 과학은 가능하다, ‘느린 과학’ 선언』 안유진 서울대학교 과학학과 석사과정 ayujin@snu.ac.kr 왜 과학은 느려져야 할까? 사람들은 과학이 삶을 더 살기 좋게 해주리라는 낙관적인 기대를 품고 있지만, 과학과 기술의 발달은 기후 위기를 불러일으키거나 기업의 이윤 극대화에 쓰이는 등 삶을 어지럽히기도 한다. 현재의 과학을 비판적으로 바라보고, 다른 과학을 통해 공존과 공생을 바라보는 사람들이 있다. 벨기에의 과학철학자인 이자벨 스탱게르스(Isabelle Stengers)가 쓴 책 『다른 과학은 가능하다, ‘느린 과학’ 선언』은 하나의 유일한 과학(Science)이 아니라 다원적인 과학(science)를 추구하는 내용이다. 이 책은 2013년에 프랑스어로 처음 쓰였고, 2025년에 한국어로 출간된 판본은 2018년에 출간된 영어 번역본을 중역한 것이다. [1] 과학은 위험에 마주해 있다. 단일한 기준을 내세우고 객관성을 강조한 ‘빠른 과학’은 과학적 연구의 신뢰성을 훼손하려 드는 소문, 음모론, 불리한 이해관계를 드러내는 반론에 공격받고 있다. 이 상황에서 국가와 과학자들은 대중을 유아적으로 보고 그들이 ‘과학을 이해해야 한다’라거나 ‘과학적 소양을 키워야 한다’라고 주장해 왔다. 반면 스탱게르스는 과학을 평가하고 과학과 세상의 연결성을 논의하고 과학자들에게 그 답을 요구하는 ‘감식가(connoisseurs)’를 길러내야 한다고 주장한다. 느린 과학을 위해서는 과학자와 대중 모두가 변화하여야 한다. 느린 과학은 단순히 ‘느려짐’이 목적이 아니다. 피실험 행위자의 반항, 평가 방식에 대한 저항, 과학자 자신의 주저함 등 여러 마찰이 만들어 내는 ‘느림’이다. 마찬가지로 빠른 과학도 단순히 속도의 문제가 아니다. 빠른 과학은 과학자들에게 속도를 늦추지 말기를 명령하고, 이를 이행하는 데 실패할 시에는 생존하지 못하리라고 경고한다. 빠른 과학에 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