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는 서울대학교 과학학과 학생들이 만드는 학생저널입니다. 제3호 PDF 다운로드 특집: 감각과 상상 그림의 인지심리학과 관찰의 이론적재성 강규태 가속기 감각하기 : 현장연구자의 민족지 연구 방법론에 대하여 김연화 기술은 어떻게 우리를 늙게 하는가? : '기술적 노화'와 돌봄의 STS 심은섭 케플러의 『꿈』, 달에 관한 광학 이론과 상상 장신혜 서평 아주 사적인 과학의 네트워크 : 도널드 오피츠 외, 『근대과학 형성과 가내성』 박윤지 사회를 새롭게 바라보는 방법 : 김은성, 『감각과 사물: 한국 사회를 읽는 새로운 코드』 손하늘 과학을 돌보는 '느린 과학' : 이자벨 스탱게르스, 『다른 과학은 가능하다, '느린 과학' 선언』 안유진 대학원생 이모저모 함께 공부하는 일에 관하여 : 나의 첫 학기에 대한 회고 강정섭 낯선 캠퍼스에서 새로운 공부와 익숙해지기 오수환 헌 신입생의 수기 이준영 2025 APPSA TAIWAN 경험기 이형석 첫 학술 발표, 설레었던 데뷔 무대 : 2025 APPSA 참여 후기 정원호 '왜' 이후의 질문을 기다리며 : 과학학과 연극반 블랙박스 제1회 공연 <학술원 보고> 연출 후기 공일환 SF 단편 <미확인> 구본진 부록 학과 소식 편집 후기
일반논문 죽음의 애도를 넘어 상호의존의 정치로 : 『자연의 죽음』 다시 읽기 * 박상현 서울대학교 과학학과 석사과정 palpitate1118@snu.ac.kr 서론: 자연의 정치 캐롤린 머천트(Carolyn Merchant)의 『자연의 죽음』은 과학을 바꿔 놓은 책이다. 과학이 자연에 대한 지식 체계라고 할 때, 자연에 대한 우리의 이해를 기존과는 다른 방식으로 바꾸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더 중요하게도, 이 책은 세계를 바꿨다. 자연이 우리가 살아가는 세계와 얼마나 상호의존적으로 얽혀 있는지를 밝힌 딱 그만큼 말이다. 자연은 아주 정치적인 문제다. 그렇다면 어떤 정치인가? 우리에게 익숙한 질문은 이런 것이다. 자연을 개발할 것인가, 아니면 보호할 것인가? 하지만 인간만이 정치적 주체이고 자연은 통제의 대상이라는 이해에는 한계가 있다. 자연의 문제는 인간과 외따로 떨어져 발생하지 않으며, 그 문제에 따라 자연과 상호작용하고 있는 모든 행위자의 삶이 바뀌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모든 이들이 자연에 대해 동일한 경험을 하는 것은 아니고, 계급, 인종, 성별 등의 사회적 범주에 따라 다른 상황에 처한다. 따라서 자연의 정치는 자연을 사회적 요소와 분리된 것으로 상정하고 그를 되살리는 문제가 아니라, 우리가 처한 관계의 상호의존성을 바탕으로 자연을 재구성해내고, 그 관계를 유지하고 돌보는 문제다. 작금의 ‘인류세’ 담론은 인간의 활동으로 지구의 자연이 회복 불가능한 수준으로 망가지고 있다는 경각심을 일깨운다. 그러나 그 심각성에도 불구하고, 오늘날 자연의 문제에 대한 태도는 낙관론과 비관론으로 양분화되어 있다. 한편에는 인류의 기술 발전으로 결국은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낙관론이 있고, 다른 한편에는 지구가 이미 더 이상 손쓸 수 없는 상황에 처했다는 비관론이 팽배하다. 그러나 둘 모두는 지금 우리가 처해있는 현실에서의 실천을 외면한다는 점에서 문제가 있다. 언젠가 도래할 이상적 미래를 무작정 기다리거나 반대로 그저 절망에 휩싸여 있을 것이 아니라, 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