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는 서울대학교 과학학과 학생들이 만드는 학생저널입니다. 제3호 PDF 다운로드 특집: 감각과 상상 그림의 인지심리학과 관찰의 이론적재성 강규태 가속기 감각하기 : 현장연구자의 민족지 연구 방법론에 대하여 김연화 기술은 어떻게 우리를 늙게 하는가? : '기술적 노화'와 돌봄의 STS 심은섭 케플러의 『꿈』, 달에 관한 광학 이론과 상상 장신혜 서평 아주 사적인 과학의 네트워크 : 도널드 오피츠 외, 『근대과학 형성과 가내성』 박윤지 사회를 새롭게 바라보는 방법 : 김은성, 『감각과 사물: 한국 사회를 읽는 새로운 코드』 손하늘 과학을 돌보는 '느린 과학' : 이자벨 스탱게르스, 『다른 과학은 가능하다, '느린 과학' 선언』 안유진 대학원생 이모저모 함께 공부하는 일에 관하여 : 나의 첫 학기에 대한 회고 강정섭 낯선 캠퍼스에서 새로운 공부와 익숙해지기 오수환 헌 신입생의 수기 이준영 2025 APPSA TAIWAN 경험기 이형석 첫 학술 발표, 설레었던 데뷔 무대 : 2025 APPSA 참여 후기 정원호 '왜' 이후의 질문을 기다리며 : 과학학과 연극반 블랙박스 제1회 공연 <학술원 보고> 연출 후기 공일환 SF 단편 <미확인> 구본진 부록 학과 소식 편집 후기
서평 이론 밖의 현실: 이시윤, 『하버마스 스캔들』 황록연 서울대학교 과학기술과미래연구센터 직원 2021년 석사졸업 ghkdfhrdusreal@naver.com 사회학자 김경만의 『글로벌 지식장과 상징폭력』은 출간 당시에 한국 사회학자들에 대한 실명 비판으로 소란을 빚었다. 책의 과녁은 적극적인 상호 비판이 이루어지지 않는 학술장, 현실 참여를 이유로 학계 외부를 곁눈질하느라 연구는 뒷전인 비판적 지식인, 서구 이론을 깊이 파고들거나 세계적인 석학들과의 논쟁에 뛰어드는 대신 서구 이론의 지적 종속에서 벗어날 것을 요구하는 ‘탈식민’ 사회과학자였다. [1] 그의 비판이 의도대로 논쟁의 불씨를 지폈는지 아니면 속상한 사람 몇 명을 만드는 데 그쳤는지는 잘 모른다. 적어도 공부를 막 시작한 2015년 말의 내게는 깊은 인상을 심어 주었다. ‘서구 인문학·사회과학계는 이러이러한데 왜 한국은 그렇지 않을까?’ 같은 생각을 해본 사람이라면 똑같은 감상을 말했을 것이다. 피상적인 감상보다 큰 결실은 비교적 최근에 나타났다. 이시윤의 『하버마스 스캔들』은 1996년 하버마스 방한 행사에서 절정에 달한 하버마스 유행과 그 직후의 쇠퇴를 분석한 지식사회학 연구서이다. 1990년대 한국 학계가 휩싸인 비상한 열정은 어째서 그토록 빨리 식었는가? 그는 지도교수인 김경만과 마찬가지로 부르디외의 장(場)이론을 통해 해답을 찾았다. 부르디외에 따르면 학술장의 구성원은 외부의 관점에서 아무런 가치가 없는 특수한 주제에 몰입하여 사회적 인정을 얻기 위해 경쟁한다. 이 과정에서 구성원들은 관심사를 공유하는 동료이자 날카로운 비판을 던지는 경쟁자들의 공동체를 이룬다. 부르디외는 학술장을 주변부와 중심부로 나누고 각 영역에서 쓰이는 전략을 설명했는데, 이시윤은 이 설명에 암시된 두 가지 전략을 구체화하여 학술장을 해치는 주범으로 지목한다. 첫째는 주로 학술장 중심부 엘리트가 사용하는 전략인 딜레탕티즘이다. 이를 택한 학자는 깊이가 떨어지는 지식을 넓은 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