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는 서울대학교 과학학과 학생들이 만드는 학생저널입니다. 제3호 PDF 다운로드 특집: 감각과 상상 그림의 인지심리학과 관찰의 이론적재성 강규태 가속기 감각하기 : 현장연구자의 민족지 연구 방법론에 대하여 김연화 기술은 어떻게 우리를 늙게 하는가? : '기술적 노화'와 돌봄의 STS 심은섭 케플러의 『꿈』, 달에 관한 광학 이론과 상상 장신혜 서평 아주 사적인 과학의 네트워크 : 도널드 오피츠 외, 『근대과학 형성과 가내성』 박윤지 사회를 새롭게 바라보는 방법 : 김은성, 『감각과 사물: 한국 사회를 읽는 새로운 코드』 손하늘 과학을 돌보는 '느린 과학' : 이자벨 스탱게르스, 『다른 과학은 가능하다, '느린 과학' 선언』 안유진 대학원생 이모저모 함께 공부하는 일에 관하여 : 나의 첫 학기에 대한 회고 강정섭 낯선 캠퍼스에서 새로운 공부와 익숙해지기 오수환 헌 신입생의 수기 이준영 2025 APPSA TAIWAN 경험기 이형석 첫 학술 발표, 설레었던 데뷔 무대 : 2025 APPSA 참여 후기 정원호 '왜' 이후의 질문을 기다리며 : 과학학과 연극반 블랙박스 제1회 공연 <학술원 보고> 연출 후기 공일환 SF 단편 <미확인> 구본진 부록 학과 소식 편집 후기
대학원생 이모저모: SF 단편소설 미확인 구본진 서울대학교 과학학과 박사과정 koobon1998@snu.ac.kr 신림동 원룸촌에서 일어날 수 있는 가장 이상한 일이 무엇일까? 모르긴 해도, 그날 내가 목격한 장면이 꼽히지 않을까. 취객들의 싸움이나 밤새 꺼지지 않는 고시원의 불빛 정도를 이야기하는 게 아니다. 예전엔 서울 시내에 동물원에서 탈출한 코끼리나 얼룩말, 곰 같은 게 돌아다닌 적도 있다는데, 어림도 없다. 내가 본 건 그런 일보다 훨씬 더 설명하기 어려운 광경이었다. 자, 검은색 도미노 조각을 생각해 보라. 어떤 무늬도 없이 검고, 유리처럼 반질반질한 … 몇십 미터짜리 검은색 도미노 조각. 나중에 알기를, 어떤 기자는 그 생김새를 ‘검은빛 63빌딩’이라고 묘사했다는데, 적절한 표현이라고 생각한다. 이제 그게 당신의 머리 위에 둥둥 떠 있는 광경을 상상해 보라. 그렇다. 미확인 비행물체. 흔히들 말하는 UFO. 바로 그 UFO가 대한민국 서울 상공에 나타난 것이다. 그것도 하필이면 내가 살고 있는 동네 위에. - 상담 시작해도 괜찮으실까요? - 네. - 여러 번 이야기하셨겠지만, 한 번만 더 들어볼게요. 그날 어떤 일이 있었다고요? 그 일을 목격하기 전까지, 그날 하루는 정말 특별할 것이 없었다. 언제나처럼 난 돈 없는 연극배우였고, 언제나처럼 공연 연습을 위해 극단으로 출근했으며, 언제나처럼 연출 형이랑 ‘니 연기가 좋으니 마니’, ‘니 해석이 옳니 틀렸니’, 해가 저물 때까지 서로 물어뜯었다. 언제나처럼 소주 한 병에 새우깡 한 봉을 안주 삼아서. 그래서 처음엔 내가 술에 취해서 헛것을 보나, 생각했다. 이상하다. 그렇게 많이 마시진 않았는데. 형 말에 너무 흥분해서 그런가. 아니, 솔직히 말이 안 되잖아. 아무리 노인 배역이라지만 내가 아직 20대인데 ‘노인 같지 않다’라느니, ‘노인 연기하는 티가 난다’라느니. 그래서 따져 물었다. 내가 노인이 안 되어 봤는데 어떻게 노인...